일본에 있을 동안 좋아했던 cf 들. [2탄] 일본 개그, 오락 방송

일본에 있을동안 좋아했던 CF 들

지난번 올린 [일본에 있을동안 좋아했던 cf 들] 에서 인상깊은 cf 는 전부 소개했다고 생각했으나, 그 후에도 한 편씩 새록새록 생각나서 모아서 2탄을 올린다. 일본 방송의 20%가 cf 인 만큼 수많은 광고를 보아왔지만, 요즘 기억력이 30초 이상 가지 않는지라 앞으로 더 떠오를지는 의문. 아무튼 이번에는 짧고 굵게 다섯 편만 올려봅니다.






[INTER 분해(分解) 군]
얼굴에 잔뜩 장난기를 담고, 아무리 혼나도 엄마의 말따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려버리는 분해 군. 눈에 띄는 모든 물건을 분해해버리고는, 친구가 울고 아버지가 황당해해도 다음 목표를 찾느라 그들은 안중에도 없다. [내 별명은 분해 군~ 뭐든지 상관없이 조각조각~ 원래대로 돌려놓지 못한다면~ 미~안~해~] 라는 미안한 기색이 전혀 안 느껴지는 노래를 배경으로 분해 군이 차례차례 사고친다. 그렇지만 이런 아이야말로 미래를 만든다는 인텔. 전세계 장난꾸러기 어머니의 한 가닥 위안이 될 만한, 참 잘 만든 광고이다.

맨 마지막 인텔의 빰! 바바바밤! 을 아이 목소리로 녹음한 부분이야말로 압권.



분해 군과 비슷한 시기부터 나오는 광고. 우주 양. 언젠가 우주인과 만날거라 꿈꾸며 매일 아침에 푸른 물감을 덕지 덕지 칠하지만 부모님이나 학교나 전혀 신경 안쓰는 분위기. ㅋㅋㅋ




[산토리-프로테인 워터]
호소맛쵸(마른 근육질)인 사람, 혹은 자신이 마른 근육질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을 위한 스포츠 음료.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살짝 마른 듯 하면서도 의외로 근육있는, 헬스장이 아닌, 노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근육 by 할리퀸 남성 체형을 선호하는지라 이들에 맞춘 음료도 많이 나오는 모양이다.

제품에 대해서는 "맛있다" 는 말 이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지만, 느끼한 듯 귀에 착착 감기는 호쇼맛쵸오~ 고리 맛쵸오~ 대사가 마음에 들어 볼 때마다 즐거워했다. 반면, 호쇼맛쵸로 등장하는 두 남배우-나카무라 시도랑 마츠다 어쩌고;-는 마른 근육질이 아니라 그냥 마른거라는 의견도.



KUREHA-NEW 크레랩
저번에 올린 광고도 그렇지만, 기무라 카에라가 나오는 광고 중에는 코멘트 창에 "이게 무슨 의미죠?" 라는 질문이 다수 달릴만한 독특한 내용이 많다. 이 광고를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웃겨서(...)


산토리-BOSS

우주에서 온 지구탐사인 죤스가 등장하는 CF. "지구" 라고는 하지만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우주인(혹은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본의 여러 모습이 등장하고, 죤스는 이러한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있는 힘껏 맞서고 적응하고 애정을 느낀다. 아키하바라 촬영분의 카메라맨, 대형 할인 센터의 직원, 택배 업자, 아버지 등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 "지구 탐사" 후, [이렇게도 시시한, 멋진 세계] 라는 캐치 프레이즈와 함께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모습이 인상적.

외국인의 입장에서 일본 CF 를 보면 때때로 불쾌함을 느낀다. 하얀 얼굴(검은얼굴)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은 괴상한 발음으로 웃음을 주고,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감탄하고, 일본인은 "따스한 눈빛으로" 이들을 가르친다.
그러나 이 CF 는 외국인을 웃음거리나, 예쁘장한 장신구가 아닌 대등한 존재로서 다루는 몇 안되는 광고라 생각한다. 수 년에 걸쳐 시리즈로 제작되며 사랑받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을까.




산토리-BOSS(포장마차 편)
이 외에도 아버지 편, 지상의 별 편, 우주 귀한 편 등은 특히 추천.



타케모토 피아노.

중고 피아노 매매 업체(인 듯한)타케모토 피아노의 광고.
... 이 광고는 뭐랄까... 좋아한다기보다... 묘한 멜로디와 묘한 의상 묘한 댄스까지 어우러져... 보고 있으면 대략 넋이 나가곤 한다. 나 뿐만 아니라 이 광고를 처음본 이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멍한 상태가 되었다.
저 아저씨는 누구일까...언니들은 왜 저리 짝 달라 붙는 옷을 입고 꿈틀대는걸까...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사실 위의 다른 광고를 올릴 때는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배우 이름이나, 유명 프레이즈를 검색해서 찾았지만 타케모토 피아노 만큼은 정확히 회사 이름으로 검색했다. 어쨌든 회사 이름을 외우게 했다는 것 만으로 이 CF 는 120점이라 생각.

그건 그렇고 유튜브에 가보니 [이 CF를 틀으면 놀랍게도 아기가 울음을 그쳐요!] 라는 간증이 쫙 올라와 있다. 말 못하는 아기조차 이 광고의 아스트랄한 매력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는 듯.





이 외에도 검색에 실패했지만, 오키나와 갔을 때 본 광고도 인상깊었다. 정확히 우리나라의 90년대 초반 감성이랄까. 그 뭐더라,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갈 수 있나 그럼 지나칠 수 없지~;;] 같은 CF와 비슷한 것도 2009년 흐르고 있다. 다음에 찾으면 꼭 올리리라. ㅠㅠ




[2009년 정리] 일본에서 맞은 신형 인플루엔자 나의 이야기



올 한해 일본에서 가장 소란스러웠던 사건을 뽑는다면 첫번째로 정권 교체, 두 번째로 사카이 노리코 마약(오시오 마나부도☆), 마지막으로는 신형 인플루엔자 확산을 들 수 있습니다. 정권 교체는 예정된 수순이었고, 사카이 노리코 마약 건은 한국 아이들이 "뉴스에 나오는 사카이 씨 소식 지겨워요 ㅠㅠ" 라고 하소연할 지경이었지요.

위의 두 소식도 물론 중요하지만(사실 사카이 소식은 별로 안중요하지만) 신형 인플루엔자 만큼은 체감한만큼, 당시 기억을 따로 정리해볼까 합니다. 기록을 보니 5월 9일에 "드디어"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견 되었다고 썼고, 그 다음에는 17일 밤 경사스럽게도 일주일간 휴교령이 났다고 써놨네요. ㅋㅋㅋ
5월 17일은 기억에 생생합니다. 쿠마모토 출신 A 씨와 저, 트위레, 케빈 이렇게 넷이 칸사이 대학 앞 호르몬(일본 곱창구이) 집에서 육회를 먹고 있을 때였습니다. 일요일 저녁이었지요. 화요일에 연구 결과를 보고해야되는데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서 고민하며, 이틀간 밤샐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녁 7시 경, 네 명에게 문자와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 휴교령을 내렸다는 거지요. 또 다른 친구는 "지금부터 술자리닷!" 이라며 소환했고요. 저희는 만세 삼창을 외친 후, 실컷 놀고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12시 넘어서 학교 대문을 잠궜길래 생전 처음으로 문을 넘기까지 ㅠㅠ


환호속에 시작된 1주일 간의 휴가였지만, 사흘 지나자 다들 지겨움에 온 몸을 비틀었습니다. 제가 있던 지역이 오사카였는데요. 오사카 사람들이 놀러갈 지역이 인플루엔자로 초토화된 상태였거든요. 지도 교수님한테 "가능하면 외출하지 말라. 학교 안도 돌아다니지 말라는 메일이 왔고, 장학금 받기 일주일 전이었던 지라, 놀 돈도 없었습니다. :)  슈퍼에서 술 사와 맨날 보는 얼굴 또 보며 궁시렁거릴 수 밖에요. 잘못하면 1주일 더 휴강한댔는데, 다행히 바로 수업이 재개되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전국적으로 마스크 품절 현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동네 모든 슈퍼, 약국에 있는 마스크가 동난 상태였어요. 마스크 안쓰면 버스와 전철에 못탄다는 얘기까지 있었지요. 저는 걸어서 10분 거리에 호스트 패밀리 댁이 있었는데요. 한 팩 가져가라고 연락이 와서 무사히 받아 안썼습니다.

저희가 있던데가 외국인 기숙사라서 그런지, 다들 신형 인플루엔자에 대처하는 일본인을 보며 비웃는 분위기였습니다. 전원 일본 문화 전공자로, 일본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이들 조차도 국가적으로 장례식을 치르는 듯한 분위기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거지요. 어디선가 "일본인은 겁에 질린 토끼"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당시를 그 말만큼 일본의 상황을 잘 표현할 수는 없었습니다.
신형 인플루엔자 진행 상황은 학교와 기숙사 엘레베이터 앞에 자주 갱신되어 붙여져 있었는데요. 제 기억상으로는 18回 까지 종이가 붙었습니다. 매번 붉은 글씨로 철저한 주의를 당부하곤 했었고, 저희는 6회 이후로 제대로 안읽었을 겁니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8월에 한국 놀러갈 예정인데 못가면 어떡하지? 라고 걱정글을 써놨네요. 그 때는 동네 외출도 허락하지 않을 분위기였거든요. 댓글에 귤님이 "7월만 해면 잠잠해질거야" 라고 써놨고, 실제로는 6월 중순부터 잠잠해졌습니다. 우리나라만 냄비 근성이 아니라 여기도 만만치 않구나 생각하며 웃었지요.^^
참고로 저는 인간이 신형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목격했습니다. "아메리칸 스타일" 이라고 불리며, 핫팬츠와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어보다 영어가 편해보이는 친구 [낫쨩] 을 5월 말에 만났거든요. 평소 화려하고 예쁜 그녀가 그 날만은 창백한 얼굴에 터덜거리며 걷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녀는 손을 희미하게 흔들며 "어.. 나 지금 지각이야..." 하면서도 세월아 네월아 걷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흘 후, 학교에 대문짝만한 공문이 붙었습니다. "쿠이타오레 대학에 최초로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감염자와 감염자와 가까운 이들은 격리된 상태입니다. 앞으로도 부디 주의해주세요" 라고요. 물론 그녀였습니다. 세 곳의 캠퍼스를 통틀어 최초로 감염된 사람이 친구라 몹시 자랑스러웠습니다. :)


이상. 끗.







추신: 당시 매스컴은 신내림 받은 무당같이 날라리야 얼씨구 절씨구 난리치고 있어서 우리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웃긴 사건은 [도쿄 지역에서 학생 감염자가 발생하자, 학교 교장이 기자회견 열고 울면서 사죄] 한 일. 학교에 "어떻게 해줄거냐!" 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내 일본어는 아직 멀었어 OTL 日本語、分かりません。



자기 전에 와타베 아츠로氏의 신작 한 편 볼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재생했다. 생각보다 노화가 진행되지 않아 안심했으나, 예나 다름없이 웅얼거리며 대사를 친다. 졸려죽겠는데 드라마 대사까지 집중하고픈 마음은 없다. 그래도 재미있어보이니, 자막을 받아볼까 생각 중.-_-;
만자이 번역 해서 자막까지 붙여 올렸던 이 내가! 4년간 자막 없이 살았는데! 지방 연예인들이 떼로 나와서 시장바닥처럼 떠들석대는 방송도 그냥 보면서, 다른 것도 아닌 드라마에 굴복하다니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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