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1. 2시 55분. 수료 레포트를 85% 가량 마무리 지었습니다. 내일 일요일 즈음 제 5장을 덧붙인 다음 퇴고, 화요일에는 최종 점검 받으로 지도 교수님 연구실에 들릴까 생각 중입니다.

2. 지난 주에 견학 여행으로 인해 휴강했던 교육 사회확 수업이 재개되었습니다. 학생 4 명이 서로를 디스하며(...)가 아니라, 토론하며 진행하는 수업입니다. 이번 토픽은 "교육이 계층간의 격차를 심화시키는가, 계층간의 유동화는 실질적으로 어떤 현상인가" 입니다. 같이 수업 듣는 학생 중에 라토비아 아이가 있는데, 무슨 이야기를 꺼내면 1분 후 자신의 새로운 의견을 내놓습니다. 게다가 그 의견들이 굉장합니다. 옆에서 휙휙하고 두뇌회전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이 일 지경입니다. 오늘은 저랑 프랑스 아이가 "오오~ 대단해~ 대단해~" 하면서 대놓고 박수 쳤습니다. 잠이 부족해서 죽을 지경이었지만, 이 수업 만큼은 어떤 상황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수업 중 하나입니다. 교수님도 저희가 견학 여행 갈 때 그런 거 가지 말고 공부하자고 투정(?) 하시거나, 수업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있어야 한다며 짧은 수업시간을 아쉬워하고 계십니다. 일주일 중에 가장 기대되는 수업이라 하셔서 저희도 몹시 기쁩니다. 매주 제출하고 까이는 과제는 별로 안기쁩니다.

3. 안경을 잃어버렸습니다, 두 개 잃어버렸습니다. 방 안에서 잃어버렸습니다.
먼저 말해두고 싶은 것은, 의외로 제 방은 깨끗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쓰레기에 파묻혀 안경이 없어진 건 아닙니다. 분명 몹시 졸릴 때 "안경을 밟으면 안되니까 잘 보관해야지" 라는 일념아래 필사적으로 어딘가에 보관해놨는데, 졸릴 때 떠올리는 "잘 보관하는 장소" 가 어딘지, 제정신일 때의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듣는 수업의 대부분은 책상 열 개 정도의 소교실인지라 수업을 듣는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만, 계속 맨 눈으로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있으니 어제부터 현기증이 끊이질 않네요. 토요일에 제대로 찾아봐야겠습니다.

4. 친구들과는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수요일에는 배드민턴 서클 파티에서 춘권과 김치 나베를 만들어 먹었고, 목요일(벌써 어제)는 파티 후 남은 재료로 김치나베 2탄, 배추 고기 볶음, 야채 경단 샐러드를 만들어서 저와 남편, 아들 셋이서 즐겁게 먹었습니다. 금요일인 오늘은 5교시 끝나고 야끼니꾸 먹은 다음 노래방에 다녀온 다음 늘 있는 술자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5. 현재 시간 3시 5분. 역사 중간 시험 준비하러 갑니다. 아, 현재 시험 기간 아닙니다.



퇴고 없이 바로 올립니다. 끝.

by 미료 | 2009/07/03 03:06 | 국립 쿠이타오레 대학 | 트랙백 | 덧글(3)

건강상태.


어제 아들이 멍으로 얼룩덜룩해진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우울하게 "내 몸은 썩은 바나나 같아"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웃은 다음, 문득 생각나서 오늘 제 다리에 있는 멍을 세어봤습니다. 13군데 였습니다.

물론 폭력을 휘두르거나 당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단지, 즐겁게 놀고 있을 뿐입니다. 현재 제 왼 손 바닥도 멍이 자리잡고 있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에도 멍이 있습니다. 팔에도 물론 멍이 들어 있습지요.






I'M OK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남편이 한국어로 덧글을 달아주었습니다.
참고로 저 말은 제가 가르친 거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by 미료 | 2009/06/28 14:28 |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思い込み


思い込み 라는 일본어가 있다. (대체로)사실이라고 증명되지 않았지만, 무슨 연유에서인지 자신만은 그것이 옳다고 굳게 믿어버리는 현상인데, 최근 내가 이런 현상에 괴로워 하고 있다. 사실 난 별 생각 없이 보일지 모르지만(사실 별 생각 없이 살긴 한다)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남의 눈치를 보며 생활하는 경향이 있다. 얼마전 친구에게 "너는 내가 생각하는 걸 다 알아. 내가 그렇게 알기 쉬운 성격인가?" 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때는 니가 단순해서 그렇다고 구박하고 넘어갔지만, 사실 내가 그 친구의 생각을 알고 있는 건 언제나 그 친구의 눈치를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내 思い込み 의 특징은, 상대방의 아주 작은 제스츄어를 취했을 때, "이것은 내게서 정이 떨어졌다는 신호" 라고 멋대로 파악하고 이제 미움받았으니 버림받을거라 믿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상대의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 상대가 평소보다 살짝 덜 웃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거나(...) 문자를 보냈을 때 답문자가 평소보다 10분 정도 늦었다거나(...) 하는 사소한 상황에서부터, 나의 思い込み는 시작된다. 물론 내게도 이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관계로, 객관적으로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 보았을 때 나의 착각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한 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지라, 혼자서 상대를 미워하고 정을 뗀 적도 여러번이다.

원인은 알고 있다. 나는 내 성격에 몹시 자신이 없다. 인간미? 그건 뭔가요? 100 엔 숍에서 파는 건가요? 나같이 허황된 성격에 경박하고 소심하고 질투심많고 째째하고 금새 화내고 남 짓밟기 좋아하고 남의 불행을 기뻐하고 타인의 아픔에 무관심하고 인기많은 사람을 독점하고 싶은 주제에 내게 매달리면 싫어하고 언제나 특별취급 받고 싶어하고 거짓말 잘하고 금새 질려하고 냉정한 사람이, 타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러니 상대가 나를 좋아해주면 "진심으로" 왜 날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고, 그래서 무섭고, 설령 사랑받는다해도 언젠가 버림받거나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에게 순위가 밀려 나를 등한시 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이제껏 그래왔다. 



얼마 전 한국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왜 나는 중학생 때와 비교했을 때 하나도 성장하지 않은걸까요?" 라고 물었더니, 그 친구는 "그건 간단해요. 중학생 때 이미 다 성장했으니까!" 라고 명쾌하게 답해주셨다.



....조금 더 크고 싶었는데.... llllOTL


by 미료 | 2009/06/27 15:27 | 나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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